살고 싶다는 농담 - 허지웅 에세이 - 웅진지식하우스
이 책을 읽게 된 이유
허지웅 저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의 투병소식은 들었습니다. 죽음에 가까이 다가갔던 그가 어떤 생각을 썼는지 궁금해져서 읽게 되었습니다.
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
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론이 아니라 결심이다.
'함께 버티어나가자'라는 말을 좋아한다.
삶이란 버티어내는 것 외에는
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.
9%
다시 시작한다는 것
살면서 성실하게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돌려받은 경험이라고는 몸을 쓰는 일밖에 없었다. 그 외에는 노력한 것보다 결과가 훨씬 더 좋거나 나빴다. 이와 같은 경험을 축척해서 쌓아나가는 일은 중요하다. 이기는 경험을 쌓으면 패배해도 주저앉아 비판하지 않고 다시 한번, 이라고 말할 수 있다.
12%
만약에
그러나 인생은 대개 꼴사납고 남부끄러운 일의 연속이다. 우리는 이별에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되돌리지 못해 있는 힘껏 자책을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 헤어지는 건 '그냥' 헤어지는 거다. 만약에,를 여러번 곱씹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.
22%
당신 인생의 일곱 가지 장면
우리의 삶은 남들만큼 비범하고,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 초라하다.
27%
기억1-존 허트, 나는 사람입니다
여기서 그토록 유명한 <1984>의 문구가 탄생했다.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며,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.
33%
바꿀 수 있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평정
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,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
69%
한나 아렌트가 <예루살렘의 아이히만>에서 악이 평범한 것은 사고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(thought-defying)이라며 강조했던 바로 그 생각-사고 말이다. 시키는 대로 주어진 대로 혹은 우리 편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생각하고 의심하고 고민하는 태도만이 오직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꿔야 할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밝은 눈으로 이어진다.
72%
불행이란 설국열차 머리칸의 악당들이 아니라 열차 밖에 늘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은 것이다. 치명적이지만 언제나 함께 할 수 밖에 없다. 불행을 바라보는 이와 같은 태도는 낙심이자 자조, 수동적인 비관과 다르다. 오히려 삶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주도하겠다는 의지이다.
93%
요컨대 객관적으로 불행의 인과관계를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다.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내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보다 더 큰 오만이다.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하고 제일 불행하고 제일 아프다는 생각에 둘러싸여 웅크리고 있는게 쉽고 편할 수 있다. 그러나 그건 대개의 경우 주관적인 인상에 불과하다. 실제 벌어진 일과 다르다. 갈등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를 가해자로 여기는 사람은 없다. 둘 다 피해자라고 주장한다.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,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당했는지,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생각하려면 객관화가 필요하다.
94%
<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>에 등장하는 영원회귀는 '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'이다. 우리가 죽으면 똑같은 인생이 다시 반복된다는 이야기다. 시간 여행이 아니다. 평행 우주도 아니다. 완전히 토시 하나 바뀌지 않은 그대로가 반복된다는 것이다. 나는 이 구절을 여러 번 읽고 이해한 뒤 토할 뻔했다. 우리가 과거의 인생을 반복하고 있고 그것을 다시 영원히 반복한다는 아이디어는 끔찍한 생각이다. 니체는 정확히 바로 그 공포와 맞서라고 이야기한다.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운명론적 공포를 극복하고 반복되더라도 좋을 만큼 모든 순간에 주체적으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는 것이다. 상관 없다고, 이토록 끔찍한 삶이라도 내 것이라고 외치라는 것이다. 나아가 그런 삶을 사랑하라 주문하는 것이다. 니체의 영원회귀는 바로 그 순간 네 삶의 고통과 즐거움 모두를 주인의 자세로 껴안고 긍정하라는 아모르파티와 결합한다.
삶의 가장 기쁜 순간을 반복하기 위해서라면 가장 추악한 순간마저 얼마든지 되풀이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니체는 차라투스트라가 되어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다. "그것이 삶이었던가? 좋다! 그렇다면 다시한번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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